멜기세덱
멜기세덱은 고대 예루살렘 지역을 다스리던 왕이자 제사장이다. 그는 전쟁을 마치고 돌아오는 아브람에게 나타나 축복을 하고 아브람으로부터 소득의 십분의 일을 받는데, 이는 성경에서 등장하는 최초의 십일조이다. 창세기 14장에 단 한번 짧게 등장하였기에 그 근본이 명확하지 않은 신비로운 인물이다.
고대 근동 지방의 전쟁
이 전쟁은 아브람과 롯이 갈라져, 롯이 소돔땅에 거주하던 시기에 발생했다.
시날, 엘라살, 엘람, 고임의 4개 도시국가와 소돔, 고모라, 아드마, 스보임, 소알의 5개 도시국가간의 연합전쟁은 4개 연합국의 승리로 끝난다. 이는 하나님이 정하신 메시아 계보에 속한 엘람(앞서 언듭된 국가 엘람은 노아의 아들인 셈의 아들인 엘람이 세운 국가로 보는 견해가 있다.)을 하나님이 돌보신 것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이 전쟁의 여파로 소돔에 거주하던 롯이 잡혀가게되었는데, 이 소식을 들은 아브람은 자신이 거느리고 있던 장정들을 모아 처들어가 롯을 구출해 낸다.
그리고 돌아오던 길에 멜기세덱을 만난다.
살렘 왕 멜기세덱
이 때 등장한 멜기세덱을 성경에서는 살렘(예루살렘의 옛 지명)지역을 다스리는 왕이자,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라고 기록하였다.
창 14:18 | 살렘 왕 멜기세덱이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으니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었더라 |
그리고 그는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아브람을 축복했다. 사실 이는 그 당시 근동지방의 종교풍습에 비교할 때 굉장히 이질적인 모습이다. 그 당시의 종교는 “어떻게 하면 초자연적인 존재의 노여움을 풀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문제였고, 그 해결책 중 하나로 여러 제물을 “알아서 바치는” 희생제사의 형태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인 시대였는데, 이 멜기세덱은 자신의 소유물을 가지고 “인간을 축복”하는 제사장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멜기세덱의 특이한 모습은, 유대교가 단지 그당시 근동지방에서 유행하던 여러 종교의 짜집기해 만들어졌다는 “신화 근원설”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 근거가 되기도 한다.
일부 학자들은 이 멜기세덱이 노아의 아들 셈이라고 하기도 한다. 또 다른 학자들은 멜기세덱이 구약시대에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라고 하기도 하였다. 워낙 등장하는 내용이 짧아서 연구가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며, 아직까지도 명확하게 인정되는 것은 없다. 하지만,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인간을 축복한 모습, 통치자이면서 제사장이었던 모습 등을 보더라도, 구약에서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적인 인물이라 보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멜기세덱의 반차 예수 그리스도
성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제사장이라고 한다. 여기서 “반차”라는 말은 개역한글에서의 표현이며, 개역개정에서는 “서열”이라고 표현한다.
시 110:4 | 여호와는 맹세하고 변하지 아니하시리라 이르시기를 너는 멜기세덱의 서열을 따라 영원한 제사장이라 하셨도다 |
그런데 서열, 반차 라는 말도 현대적인 표현에는 맞지 않아보인다. 굳이 따지자면 “라인(Line)”이라고 하면 적합할 것 같다.
시편에서 다윗이 굳이 앞으로 오실 메시야가 아론의 라인을 잇는 제사장이 아닌, 멜기세덱 라인의 제사장이심을 언급을 한 이유는 메시야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선지자이시며, 제사장이시며, 통치자로써 오시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삼중직 – 선지자, 제사장, 통치자
예수님의 직분은 크게 세가지로 구분된다. 그분은 선지자로써 하나님의 말씀을 인간들에게 드러내보이신다. 그분은 제사장으로써 우리의 죄를 대신해서 하나님께 아뢰어 죄사함을 받게 하신다. 그 분은 통치자로써 이 땅의 모든 통치권을 행사하시며 역사하신다.
유대인들에게는 유다지파에 속하고, 다윗의 후손인 예수님이 통치자인 것을 받아들이기는 어렵지 않다. 또한 그 분이 행하시는 기적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가르침을 보고 선지자이심을 받아들이기도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제사장은 다른 문제다.
왜냐면 유대인들에게 대제사장의 라인은 무조건 아론의 후손들, 즉 레위인이어야 하기 때문인 것이다. 구약 성경 곳곳에서 이 대제사장의 권위를 하찮게 여겼다가 하나님의 진노를 받아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수없이 적혀있다. 그런 상황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대제사장이라는 주장은 얼핏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다. 게다가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진노를 받아 십자가에 달리셨지 않은가? 이것이 우리 인류의 죄를 대신 한 것인지, 본인이 대제사장의 권위를 넘봤기 때문에 당한건지에 대해 의심을 하는 자들이 있었다. (예수님이 당하신 모든 고난과 죽음은 모두 율법에서 하나님의 저주를 받은 자들이 겪어야 하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이에 대한 보다 치열한 논쟁의 흔적을 우리는 히브리서에서 발견할 수 있다. 히브리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쓰여졌다. 여기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부분은 예수 그리스도가 “대제사장”이라는 것이다. (총 13장의 히브리서 중 10장까지가 대제사장인 예수님의 이야기다. 나머지 3장은 믿음의 이야기들)
여기서 히브리서 기록자는 7장에서, 이 멜기세덱을 제시한다.
히브리서 7장참고